과연 너무 맛있다고 매니아층이 있다고 음식장사에서 성공할까?
![]() |
음식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누구나 한 번쯤 꾸는 꿈이 있습니다. "우리 음식을 먹고 감동하는 매니아들이 줄을 서는 식당을 만들겠다!"
물론 소위 '엄지 척'을 날려주는 열정적인 단골이 있다는 것은 매장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과연 입맛 까다로운 매니아층만 꽉 잡으면 음식 장사에서 최종적인 승자가 될 수 있을까요?
내 인생을 바꾼 '잘못 만든 스위트 티(Sweet Tea)'
2001년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처음 제 가게를 오픈했을 때 겪은 일입니다. 가게 운영 초기라 매뉴얼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했던 저는, 미국 남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스위트 티(Sweet Tea)를 만들면서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설탕 비율을 정량보다 훨씬 적게 넣어버린 것이죠.
그런데 어느 날, 한 손님이 제가 잘못 만든 스위트 티를 마시더니 "내가 지금까지 마셔본 스위트 티 중에서 단연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갔습니다. 속으로 '내 손맛이 꽤 괜찮은가 보구나' 하며 내심 뿌듯해했습니다.
착각 속에서 깨달은 대중성의 비밀
하지만 나중에 진짜 레시피의 비율을 알고 나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설탕이 덜 들어가서 제대로 된 맛이 안 났던 것이고, 그래서 대다수의 손님들은 찾지 않아 판매량도 저조했던 것입니다. 저에게 엄지척을 날려준 그 손님은 그저 당도가 낮은 차를 좋아하는, 아주 독특한 소수의 입맛을 가진 분이었던 겁니다.
나중에 잘못 만든 걸 알고 창피함도 느꼈지만, 이 일화는 저에게 엄청난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한 명의 매니아가 극찬하는 맛이 대중이 원하는 맛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말이죠.
직접 고안한 '입맛의 다이아몬드 법칙'
오랜 기간 외식업 현장에서 수많은 손님들을 만나다 보면 사람들의 입맛을 관찰하다 보니, 머릿속에 하나의 흥미로운 형태가 그려졌습니다. 책이나 어디서 배운 이론은 아니지만, 제가 이해하기 쉽게 세워 놓은 다이아몬드에 비유해 보곤 합니다. 사람들의 입맛 평가는 이 다이아몬드 형태와 아주 비슷합니다.
상위 15% (위쪽 꼭짓점): "내 인생 최고의 맛집!"이라며 열광하는 매니아 층 (저의 스위트 티 손님 같은 분들이죠)
하위 15% (아래쪽 꼭짓점): "내 입맛에는 정말 안 맞는다"며 외면하는 층
중간 70% (가장 넓은 몸통): "어~ 그냥 먹을만하네. 다음에 근처 오면 또 올만한데?"라며 거부감 없이 평범하게 즐기는 대중 층
오직 상위 15%를 만족시키기 위해 맛을 맞추다 보면 오히려 대중성을 잃게 됩니다. 세계 최대 외식 기업인 맥도날드의 햄버거 시장 점유율이 16%라는 점도 이를 증명합니다. 그들은 미식가들을 감동하게 하는 특별한 수제버거가 아니라, 누구나 거부감 없이 지갑을 여는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대중의 맛'을 찾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유명 맛집 탐방에서 얻은 두 번째 깨달음
시간이 흘러 한국을 방문했을 때, 소문난 대박 맛집들을 탐방하러 다닌 적이 있습니다. 내심 '얼마나 기가 막히게 맛있길래 이렇게 줄을 설까?' 기대하며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막상 음식을 맛보고 제가 느낀 감정은 충격적인 감동이 아니었습니다. 어딜 가나 대부분의 맛집에서 느낀 감상은 비슷했습니다.
"어~ 그냥 먹을만하네. 다음에 근처 오면 또 올만한데?" 이 무난함이 정답이구나!
그렇습니다. 진짜 대박집의 비밀은 '먹을 죽을 만큼 엄청난 맛'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먹을 수 있고, 언제 와도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정감. 바로 다이아몬드의 가장 두터운 몸통인 중간 70%의 대중을 만족시키는 '적당함과 보편성'에 있었습니다.
진짜 음식 장사의 승부처는 '70%의 끄덕임'입니다
미국에서 30년 가까이 식당 비지니스를 운영하면서 몸으로 겪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15%의 매니아를 만드는 것도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로서 진정한 성공을 거두고 여러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고 싶다면, 평범한 입맛을 가진 70%의 대중들이 "오늘 점심은 고민 없이 저기 가서 먹자. 그 정도면 훌륭하지"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대중을 편안하게 끌어들이는 그 맛의 기준을 정립하는 것, 그것이 바로 30년 가까이 외식 비즈니스를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운 가장 강력한 생존 무기입니다. 지금 개발 중인 메뉴가 너무 완벽한 맛을 추구하느라 대중성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미국에서 30년 가까이 식당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뼈저리게 느낀 구인구직의 현실과 인재 채용 노하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함께 확인해 보세요.
📌 함께 읽으면 도움 되는 미국 식당 창업 가이드
- 미국에서 식당 창업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5가지 - 창업 전 반드시 거쳐야 할 실전 체크리스트
- 식당 위치 선정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5가지 - 실패 확률을 낮추는 입지 및 상권 분석 노하우
- 미국에서 식당 법인 설립 방법 - 리스크 방지와 세무를 고려한 법인 세팅 단계
- 미국 식당 직원 채용,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 - 구인난 속에서 마주하는 인력 관리의 현실
- 25년 동안 식당 10개를 오픈하며 가장 많이 후회한 것들 - 현장에서 직접 겪으며 배운 값비싼 교훈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