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윙 백서 #10] 윙 가격의 롤러코스터: $40에서 $130까지, 원가 폭등 속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찾은 생존의 해법

윙 가격의 롤러코스터: $40에서 $130까지, 원가 폭등 속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찾은 생존의 해법


매장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전하기 가장 어렵고 가슴 무거운 순간이 있습니다. 카운터 상단 메뉴판의 콤보 가격 숫자를 한 칸씩 올려 붙여야 할 때입니다.

"사장님,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 가격이었는데 또 올랐네요? 치킨 윙이 언제부터 이렇게 비싼 고급 음식이 된 거죠?"

손님의 서운함 섞인 질문을 마주할 때마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미안함과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서민들이 고된 일과를 마치고 시원한 맥주 한잔 곁들이며 부담 없이 손가락 쪽쪽 빨아가며 즐기던 소울푸드가 바로 치킨 윙인데,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왜 가격을 올리고 싶었겠습니까.

하지만 매일 아침 도매 유통업체로부터 날아오는 인보이스(Invoice)를 확인하는 미국 윙 가게 업주들에게 치킨 윙 가격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월스트리트 주식 시장'과 같습니다.

닭가슴살이나 닭다리는 일 년 내내 시세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지만, 유독 닭 날개(Chicken Wing)만큼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폭등과 폭락을 반복합니다.

2001년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 40lb 한 박스에 $40 전후하던 닭값이 어떻게 $130을 뚫는 초유의 사태까지 치솟았는지, 그 잔인한 폭풍 속에서 겪었던 동업 매장의 폐업과 매매라는 뼈아픈 시련,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매장 쓰레기통을 뒤지며' 업계의 오랜 관행이었던 12조각을 10조각으로 전면 개편하고 소스 라인업을 혁신했던 현장의 생존 기록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1: 닭 한 마리에 오직 두 개: 윙 시세가 주식처럼 요동치는 해부학적 이유


일반 소비자들은 "닭 가격이 오르면 치킨 윙도 오르고, 내리면 같이 내리는 것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닭 한 마리를 도계했을 때 나오는 부위별 비율을 살펴보면 왜 윙 가격만 기형적으로 요동치는지 그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해부학의 한계: 날개 수요가 늘었다고 닭을 더 잡을 수는 없다

치킨 윙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닭 한 마리에서 오직 2조각(드럼 2개, 플랫 2개)만 나온다'는 자연의 법칙입니다.

만약 가을 풋볼 시즌이나 연말 파티, 슈퍼볼 주간이 되어 전국적으로 윙 수요가 50% 폭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도계장에서 닭을 50% 더 도계하면 어떻게 될까요? 날개는 팔려 나가겠지만, 전체 닭고기 무게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가슴살과 다리살은 시장에 산더미처럼 쌓여 헐값으로 폭락하게 됩니다. 도계장과 대형 축산기업(Tyson, Pilgrim's 등)은 남아도는 가슴살 재고 손실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오직 날개 수요만을 위해 닭의 도계량을 무작정 늘릴 수 없습니다.

결국 공급은 철저하게 고정되어 있는데 수요만 폭발하다 보니, 부족한 날개 물량을 차지하기 위해 전국의 대형 프랜차이즈와 스포츠 펍들이 도매 시장에서 웃돈을 얹어가며 입찰 전쟁을 벌입니다. 미국 농무부(USDA)와 축산물 시세 평가기관(Urner Barry)의 일일 윙 시세 그래프가 마치 급등주 차트처럼 널뛰는 근본적인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2) 가슴살·다리살과의 잔인한 디커플링(Decoupling)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마트 정육 코너에서 닭가슴살이나 통닭이 세일하며 가격이 곤두박질치는 시기에도, 도매 시장의 닭 날개 상자 가격은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이한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수시로 일어납니다. 손님들은 "닭값은 떨어졌다는데 윙 가게는 왜 가격을 안 내리냐"고 오해하지만, 정작 윙 전문점이 사 오는 날개 원자재 가격은 정반대로 폭등하고 있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2: $40에서 $130까지: 4~5년간의 원가 폭등과 동업 지점 매매의 눈물


20여 년간 장사를 해오며 시세의 파도를 수없이 겪었지만, 2018년 무렵부터 시작되어 팬데믹을 거치며 4~5년 동안 이어진 가격 폭등기는 자영업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가혹한 시련이었습니다.


[2001년 대비 미국 윙 도매 시세 및 매장 운영 손익 변화]

구분            2001년 창업 초기                2018년~2022년 원가 폭등기
-----------------------------------------------------------------------------------------
40lb 1박스 가격  약 $40 전후 ($1.00/lb)          $120 전후, 최고치 $130 돌파 ($3.25/lb 이상)
원자재 상승 폭   기준점                          3배 이상 폭등 (사상 초유의 수치)
10pc 생닭 순원가 약 $1.20 내외                   약 $4.00 ~ $4.30 육박 (원육 가격만)
매장 경영 결과   안정적 수익 및 매장 확장 가능    적자 누적, 4개 매장 중 동업 지점 결국 매매



1) 3배 이상 폭등한 닭값, 무너져 내린 마진

2001년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40lb 한 박스 가격은 $40 전후였습니다. 파운드당 $1.00 꼴이었으니, 닭 날개 10조각을 튀겨 내도 원육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아 손님에게 푸짐하게 내어주고도 건전한 마진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상황이 급변하더니, 몇 년간 40lb 한 박스가 $120 전후로 치솟고 급기야 최고치 $130을 넘기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닭값이 앉은자리에서 3배 이상 뛴 것입니다.

매주 수십 박스를 소진해야 하는 매장 입장에서 일주일에 수천 달러씩 추가 지출이 발생했습니다. 콤보 하나를 팔아 닭값, 기름값, 포장 용기값, 인건비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거나, 팔면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악몽 같은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2) "돈 좀 번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동업 매장의 폐업과 매매

당시 저는 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중 한 지점은 동업 형태로 운영되던 매장이었습니다.

동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치킨 윙 비즈니스를 하면 돈을 꽤 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기대를 품고 자금을 투자하셨던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하필이면 매장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려야 할 시점에 4~5년에 걸친 사상 최악의 원가 폭등기가 정면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원자재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매달 적자가 누적되었고, 결국 버티다 못한 끝에 손해만 거듭 보다가 가게를 제값도 받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매매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분도 참 운이 억수로 없었던 것입니다. 장사의 능력이나 노력의 문제를 떠나, 외부에서 닥쳐온 잔인한 원가 폭등의 파도가 한 사람의 소중한 투자와 꿈을 집어삼키는 광경을 지켜보며 자영업이라는 바다의 냉혹함을 뼈저리게 실감해야 했습니다.


3: 쓰레기통을 뒤지며 찾아낸 해법: '12pc'에서 '10pc'로, 그리고 신규 매장 세팅의 전권


동업 매장을 눈물로 정리하고 남은 매장들을 지켜내기 위해 저는 매일 밤잠을 설쳐가며 원가 절감 아이디어를 고심했습니다. 단순히 가격만 무작정 올렸다가는 남아 있는 단골들마저 모두 떠나갈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메뉴의 조각 수 규격'이었습니다.

1) 12pc 콤보에서 10pc 콤보로의 혁신: 젊은 점주의 결단과 회장님의 전폭적 위임

그전까지만 해도 조지아 애틀랜타를 비롯한 미국 윙 업계의 불문율과 같던 대표 시그니처 메뉴는 단연 '12pc 윙 콤보(12조각 콤보)'였습니다. 누구도 이 12라는 숫자를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원가 폭등의 파도를 넘기 위해 저는 이 오랜 틀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10pc 윙 콤보(10조각 콤보)'로 메뉴판 구성을 전면 개편했습니다.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치킨 윙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일원이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젊은 점주(지점의 사장)로서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선도적인 역할을 자임했기에 가능한 결단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장 감각과 실행력을 눈여겨보신 지금의 프랜차이즈 회장님께서는 새로 오픈하는 지점의 창업 준비 전권을 저에게 전폭적으로 위임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 신규 매장 세팅의 기회를 바탕으로 기존의 12pc 체제를 과감히 걷어내고 '10pc 콤보'를 브랜드의 핵심 규격으로 공식화하는 한편, 고객의 미각을 새롭게 사로잡을 '신규 윙 소스 2종'을 과감히 추가하는 메뉴 리뉴얼을 주도적으로 단행했습니다.

콤보당 조각 수를 2개 줄임으로써 판매 가격을 감당 못 할 수준으로 폭등시키지 않으면서도, 매장의 치명적인 원가 부담을 덜어내고 새로운 소스로 메뉴의 매력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시도는 개별 매장의 성공을 넘어 브랜드 전체의 생존과 회생을 이끌어낸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2) 매장의 쓰레기통은 손님의 '가장 정직한 성적표'다

하지만 12조각에서 10조각으로 줄인 결정은 단순한 원가 절감 꼼수가 아니었습니다. 그 바탕에는 수개월 동안 매장 홀과 퇴식대 주변에서 손님들을 집요하게 관찰한 데이터가 있었습니다.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 테이블과 쓰레기통을 관찰하다 보니, 놀랍게도 대다수의 손님이 12조각을 다 먹지 못하고 마지막 1~2조각을 남겨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고 간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너무 배가 불러 버리는 음식이었고, 매장 입장에서는 비싼 원가를 들여 쓰레기통으로 곧장 직행시키는 막대한 낭비였던 셈입니다.

10조각으로의 전환은 손님에게는 딱 알맞은 적정 포만감을 제공하고, 매장에게는 생존의 숨통을 틔워준 윈윈(Win-Win)의 결단이었습니다.


[초보 외식업 운영자를 위한 '쓰레기통 판독 매뉴얼']

쓰레기통 속 잔반 상태          주방이 읽어내야 할 숨은 신호
-------------------------------------------------------------------------------------------------
뼈만 뽀얗게 긁어먹고 빈 상자   맛도 완벽했고 양도 최적이었다. (현재 조리 및 서빙 상태 유지)
살코기가 1~2조각 온전히 남음   맛은 좋았으나 양이 과했다. (1인분 정량 축소 또는 콤보 구성 조정 필요)
거의 손대지 않은 채 버려짐     음식에 심각한 결함 발생. (짜거나, 덜 익었거나, 기름 산패/잡내 의심)

이 글을 읽으시는 초보 식당 운영자나 매니저, 점주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현장의 철칙이 있습니다.

손님의 가장 정직한 피드백을 보고 싶다면 매장의 쓰레기통을 직접 뒤져보아야 합니다.
손님은 카운터 앞에서 "음식 어떠셨어요?"라고 물으면 면전에서 싫은 소리를 하기 껄끄러워 대부분 "Good"이라며 웃고 나갑니다.

하지만 쓰레기통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 뼈만 깨끗하게 발라져 버려져 있다면 맛과 양이 모두 훌륭했다는 칭찬입니다.

  • 온전한 조각이 몇 개씩 버려져 있다면 양이 과해 불필요한 원가가 새고 있다는 뜻입니다.

  • 만약 거의 먹지 않은 상태로 상자째 버려져 있다면, 그것은 레시피의 간이 완전히 틀어졌거나, 닭에서 냄새가 났거나, 기름이 산패되는 등 음식에 '심각한 수준의 결함'이 터졌다는 강력한 경고등입니다.

주인이 쓰레기통 속 잔반의 언어를 읽을 줄 알아야만 컴플레인이 터지기 전에 문제를 바로잡고 매장의 마진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위기를 견뎌내는 자영업자의 가장 날카로운 무기


40달러 하던 닭 날개 상자가 130달러를 넘어서던 그 잔인했던 시절, 함께 땀 흘리던 동업자가 손해를 안고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흘렸던 눈물은 지금도 제 가슴 한쪽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절망의 문턱에서 매장과 브랜드를 살려낸 것은 대단한 경영 이론이나 화려한 마케팅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밤 장갑을 끼고 손님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통을 들여다보며 낭비를 찾아내고, 수십 년 묵은 12조각의 관성을 깨고 10조각 콤보와 새로운 소스 라인업이라는 새로운 균형점을 과감히 이끌어낸 젊은 도전과 치열한 실행력이었습니다.

시세는 내일도 또다시 오르내릴 것입니다. 경기가 침체되고 원자재가 요동치는 위기는 자영업을 하는 한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그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매장 구석구석을 살피며 손님의 진짜 반응에 귀를 기울이고 1온스의 낭비라도 줄여내려는 주인의 정직한 발걸음뿐입니다. 오늘 하루도 묵묵히 기름 솥 앞과 매장 퇴식구를 지키며 땀 흘리고 계실 모든 골목 사장님들의 건승을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

[치킨 윙 백서 안내]

본 시리즈의 모든 내용은 2001년부터 미국 조지아에서 치킨 윙 및 델리 매장을 운영하며 주방에서 직접 겪고 연구한 필자의 현장 경험과 개인적인 조리 철학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업계의 일반적인 기준이나 다른 매장의 레시피, 유통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36홀의 사투와 멘탈의 무게: PGA PAT 실기 테스트 당일 리얼 도전기와 실전 팁

미국에서 식당 법인 설립 방법

​7월 1일부터 당장 바뀌는 조지아주 주요 법안 5가지